2025년 상반기, OpenAI는 o1이라는 추론 모델을 내놓았다. 동시에 Anthropic은 Claude 3.5로 멀티모달 성능을 끌어올렸고, Google은 Gemini 2.0으로 에이전트 기능을 집어넣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델 성능 경쟁이다. 하지만 실제 돈은 다른 곳에서 흐르고 있다.
지금 AI 투자 판을 보면 두 가지 거짓이 회전하고 있다.
첫 번째: “모델이 좋으면 이긴다는 거짓” 두 번째: “에이전트 기술이 차별화다는 거짓”
모두가 모델 벤치마크 수치를 본다. MMLU, GPQA, 추론 능력. 하지만 시장에서 돈을 버는 건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모델을 누가 먼저 배포하고, 락인하고, 마진을 확보하는가에서 결정된다.
에이전트 전쟁은 기술이 아니라 접근성 전쟁이다
OpenAI가 GPT-4o를 공개했을 때, 단순히 성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먼저 일반 개발자의 손에 쥐어질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API 가격, 레이턴시, 한국 지역 서빙 속도, 문서의 명확함. 이 모든 것이 기술 성능보다 시장 점유를 더 빠르게 결정한다.
2025년 에이전트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으로 보면 Claude 3.5의 에이전트 능력, OpenAI o1의 복잡한 태스크 해결 능력, Google의 확산 능력이 각각 다르다. 하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건 다르다.
- OpenAI는 ChatGPT 웹 인터페이스라는 기존 진입점에 에이전트를 붙였다.
- Anthropic은 Claude.ai 구독 모델로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택했다.
- Google은 Workspace 통합으로 엔터프라이즈 락인을 노린다.
누가 기술이 제일 좋은지는 실제로 중요하지 않다. 누가 가장 빨리 고객 워크플로우에 파고드는가가 결정한다.
투자자들이 봐야 할 건 스택, 아니라 구매자
지금 AI 에이전트 투자를 하는 VC들의 절반 이상이 착각한다. 그들은 다음을 본다:
- “우리 모델이 더 특화되었다”
- “우리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더 유연하다”
- “우리 추론 능력이 더 낫다”
하지만 시장을 먹는 건 이것들이 아니다.
2024년 생성형 AI 투자 중 가장 많은 돈을 번 스타트업들을 보자. Hugging Face, Replicate, Together AI, Fireworks AI - 이들은 모두 모델을 더 쉽게 접근하게 해주는 회사들이다. 모델 자체가 아니라, 모델을 누가 먼저 쓸 수 있게 하느냐에서 가치가 생긴다.
2025년 에이전트 전쟁은 여기서 갈린다:
- 빌더 경험: 개발자가 에이전트를 얼마나 빠르게 뽑아낼 수 있는가
- 배포 채널: 그 에이전트가 누구에게 닿는가 (ChatGPT? Slack? VS Code?)
- Lock-in 메커니즘: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어려운가
기술 수준은 이미 수렴했다. OpenAI o1이 조금 더 낫고, Claude가 조금 더 안정적이고, Gemini가 조금 더 빠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차이는 한국 개발자가 체감하기에 2-3개월이면 따라잡힌다.
진짜 전장: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vs 플랫폼
2025년 중반부터 벌어질 전쟁은 이것이다:
전문화된 에이전트 플랫폼 vs 대형 모델 회사의 에이전트 추가 기능
왼쪽: Anthropic의 Claude API + 빌더 도구, OpenAI의 에이전트 샌드박스, 그리고 작은 회사들의 특화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들
오른쪽: Google이 Workspace에, Microsoft가 Copilot에, Amazon이 AWS에 집어넣는 에이전트들
누가 이기는가? 겉으로는 플랫폼을 가진 대형 회사가 이긴다. 하지만 투자 측면에서는 다르다.
돈은 플랫폼 위에 짓는 회사들에게 간다.
왜? 플랫폼 자체는 이미 수익성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Google은 Workspace를 팔 때 가격을 올릴 수 없다. 그 대신 Workspace 위에서 에이전트를 특화시키고 매출을 올리는 SaaS 회사들이 VC 투자를 받는다.
지난 3년간 생성형 AI 투자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본 건:
- 모델 회사들이 아니라
- 모델을 래핑하고 시장에 맞게 재해석한 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 Jasper (마케팅 에이전트)
- Harvey (법률 에이전트)
- Scale AI (데이터 인프라)
이들은 모두 기술이 특별하지 않다. 대신 특정 산업의 워크플로우를 깡그리 자동화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2025년 에이전트 투자의 조용한 판 이동
지금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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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모델들의 부활: OpenAI 5도, o2도 필요 없다. Claude 3.5나 Llama 3.2로 충분한 작은 회사들이 급증한다. 왜? 배포 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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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스페셜라이제이션: 에이전트는 일반 목적이 아니라 특정 업무 자동화만 한다. HR 온보딩 에이전트, 고객 서비스 에이전트, 재무 감사 에이전트. 각 도메인이 따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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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 피로와 인프라 반란: API로 다양한 모델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은 사실 문제가 된다. 결국 회사들은 한 가지 모델 + 한 가지 프레임워크를 정하고 그것을 깊게 파간다. 이걸 지원하는 기업용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돈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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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모델보다 중요해진다: 한국의 업무 맥락, 한국 고객 데이터를 학습한 에이전트가 GPT-4o보다 작지만 더 실용적이다. 한국 창업자들의 기회는 여기다.
John의 관점
AI 에이전트 시대에 투자해야 할 것:
- 모델 회사가 아니라, 모델 위에 특화된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
- 한국 기업의 실제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 에이전트를 배포하고 운영하는 기반 (프레임워크, 모니터링, 컴플라이언스)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투자:
- 또 다른 일반 목적 모델
- 기술이 조금 더 나은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 “우리 에이전트 AI는 모든 산업에 쓸 수 있다”는 회사
지금 피치를 들으면 대부분 후자다. 그게 바로 투자자들이 돈을 잃는 지점이다.